커피보다 싸네…천원짜리 이탈리아 '집' 사려고 전 세계에서 메일 2만통 쇄도한 까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이 묶인지 어언 1년째입니다. 수차례 희생을 치르는 동안 다행히 사람들은 코로나와 대처하는 나름의 방법을 익히게 되었고,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백신이 개발되면서 안전하게 여행할 날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탈리아에서 공짜나 다름없는 집을 '거저' 준다는 소식이 더욱 관심을 끈 이유입니다.

이탈리아에서의 삶을 떠올리면 영화 맘마미아에서처럼 따스한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새하얀 집들이 그려지고, 그곳에서의 평온한 시간을 보내면 꿈만 같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 당신이라면 더욱 솔깃해할 뉴스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적한 마을, 비카리의 시장은 중고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집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CNN을 통해 내보냈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언론사일지라도 한 두건 거래가 성사되면 다행이라 생각했던 시장은 며칠 후 세계에서 밀려드는 러브콜에 깜짝 놀랐습니다. 

비카리는 이탈리아의 남동부 풀리아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입니다. 이곳의 인구는 2천명 남짓인데요. 저렴한 집을 내놓는다는 광고를 보고 전 세계에서 물밀듯이 답장이 쏟아졌습니다. 제공된 이메일로 연락을 취해온 사람의 숫자만 해도 2만명이 족히 넘습니다. 

사람들은 비카리에 꼭 살아야 될 이유에 대해 어필하면서 마을 구성원이 되게 해달라며 절절한 글을 이메일로 보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사진과 함께 개인적인 이야기를 구구절절 소개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하네요. 이들 중에는 작가, 요리사, 과학자, 의사, 영화제작자와 같이 인상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체 어떤 집을,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기에 세계인들이 이렇게 극적인 반응을 보인 걸까요? 비카리는 스러져가는 집들을 재정비하고 쇠락한 도시를 되살려, 줄어든 인구를 다시금 유입시키려고 노력하는 도시입니다. 사실 최근에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들이 인구의 유출과 감소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섰고, 무너진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요. 비카리도 이런 도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실 최초에 비카리시에서 매물을 내놓은 가격은 놀랍게도 1유로였습니다. 거저 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가격인데요. 집을 공짜로 줄 테니 적당히 수리를 해서 살면서, 도시에서 일도 하고 마을을 부흥시켜보자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말이 1유로이지, 실제로는 아주 노후되고 스러져가는 집이기 때문에 리노베이션 하는 데 엄청난 가격이 드는 것이 사실이죠. "집 짓다가 몇 년씩 늙는다"라는 말이 거저 나온 것이 아니듯, 엄청난 스트레스도 리노베이션 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입니다.

 

집을 공짜로 준다 해도, 리노베이션을 해야 하는 현실에 부닥쳐 사람들이 손사래칠 것이라는 것을 간파한 비카리 시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수리가 다 되어 와서 편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 집을 9천불이라는 적당한 가격에 내놓은 것입니다. 따로 손볼 것 없이 그대로 입주할 수 있는 집이 요즘 인기 트렌트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여행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었지만, 비카리 시장의 전략은 아주 제대로 먹혔습니다. 이탈리아로 이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였다는 평을 얻었죠. 

어쩌다 이탈리아에 있던 외국인들도 비카리의 저렴한 집 광고를 보고 찾아와서 집을 보고 가기도 하고, 이메일 문의도 쇄도했습니다. 

비카리가 살기 좋은 이유는 풀리아 지방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지의 유명한 와인을 곁들여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를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비카리에서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간 사람들도 다시 비카리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비카리 뿐 아니라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시실리에 위치한 트로이나도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을 팔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주거 지역이 생기자 사람들이 구도심에서 이주하면서 더욱 낙후되고 버려진 집들이 즐비하게 되었는데요.

시칠리 트로이나 타운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거의 공짜로 집을 주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주할 사람들을 유치하는 전략도 함께 펼쳤습니다. 1유로에 집을 사더라도 추가로 드는 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도록 집 공사비로 2만 5천 유로(약 3,340만원)가 보조금으로 지원됩니다. 또 유치원비와 학비 전액 면제에 스쿨버스 무료, 3년간 도시세금까지 면제 혜택도 주어집니다.

 

1유로에 집을 매수한 사람들에게는 조건이 있는데요. 5천 유로의 보증금을 걸고, 리노베이션이 완료되면 다시 보증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그리고 집을 취득한지 2년 내에 공사를 시작하고 취득 시점에서 3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트로이나 역사 지구 전경

 만약 집을 공사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8천 유로를 내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집을 매수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비카리로 찾아와 소멸되어가는 마을을 되살리려고 하는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인데요. '1유로 집 아이디어'도 이런 성공적 결과에 한 몫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때로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나비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니,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에피소드입니다. 

 만약 사진에 보이는 이런 집을 1유로에 거저 준다면, 여러분이라면 이주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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