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격납고가? 1가구 1비행기 정도는 기본이라는 '항공 덕후 마을'의 정체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사진 한 장으로 단번에 관심을 집중시킨 마을이 있습니다. 진짜인지 포토샵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이 사진은 실제로 존재하는 집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마을에는 이렇게 비행기가 파킹된 집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집집마다 비행기 한 대씩은 기본이라는 이 희한한 마을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사람들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교외에서 시작하고 싶어했는데요. 자동차 오너에게는 한적한 교외에서의 삶이 유토피아였습니다. 

바로 그 때가 사진에서 등장한 이 마을이 생겨난 시기입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교외의 마을은 일반적인 마을에서 한 단계 더 점프해 '비행기 마을'로 탄생했습니다. 자동차를 파킹하면 '주차', 비행기를 파킹하면 '주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공항에 자주 출근해야 하는 파일럿이나 집에 비행기를 주기해놓고 원할 때마다 타는 '비행 덕후'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마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비행 덕후'들의 성지가 된 것이죠.

다음 사진 속에 보이는 이 집은 비행기가 3대 주기되어 있는 격납고를 갖추고 있는데요. 이 마을에는 비행기 개인용 비행기 한 대씩은 기본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의 이름은 카메론 에어파크 에스테이츠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부촌 새크라멘토 근처에 있으며 카메론 파크의 일부이기도 한 이곳은 집 주인들이 비행기를 차 몰듯이 타고 다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차고에 비행기가 있다니 생소한 풍경이지만 알고보면 전 세계에는 비행기 주기가 가능한 마을이 무려 640곳이나 있습니다. 이런 틈새 시장을 노려 '비행기와 함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 중개 사이트도 있을 정도인데요. 이중에서도 카메론 에어파크는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비행기 타운입니다.

미국의 부동산 중개 사이트 '질로우'에 나온 매물 중 현재 거래 가능한 것은 단 한건으로, 150만불(약 16억 8천만원)에 매물이 올라와있습니다.

집의 내부가 한눈에 봐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비행 덕후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은 광활한 면적의 격납고입니다. 크기가 어마어마해 자동차와 비행기를 여유롭게 파킹할 수 있습니다.

1963년에 카메론 파크 공항과 함께 들어선 이 마을은 현재 124개의 저택이 있고 20개의 공터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비행기를 주기할 수 있는 마을이라니, 뭔가 일반적인 마을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역시나 범상치 않은 점이 발견됩니다. 이 동네의 도로는 평균적으로 너비가 100피트(30.48미터) 정도로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파일럿들이 공항에서 착륙한 비행기를 그대로 타고 자신의 집에 주기하기 때문에 비행기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가 넓게 만들어진 것이죠.

카메론 파크 공항의 매니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마을의 길이 심지어 공항의 활주로보다 넓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비행기와 차들이 서로 여유를 두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활주로보다 도로가 더 넓은 기현상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실제 마을의 위치를 살펴보니 공항 활주로 바로 옆에 위치해 동네 마실 나가듯이 비행기를 편리하게 타러 갈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파일럿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 마을의 특이한 점 또 하나는 바로 이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도로 표지판과 우편함이 거의 바닥에 딱 붙어있다 할 정도로 낮은 위치에 있습니다. 이렇게 1미터 높이도 채 되지 않게 표지판을 설치한 이유는 길다란 비행기 날개에 부딪히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거리 이름 조차 특이한데요. 항공과 관련한 도로명이 가득합니다. 이를테면 보잉 로드에서 세스나(경비행기 제조사명)드라이브로 도로명을 지은 것이죠.

주민들이 비행기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갈 때는 리모컨으로 전기로 작동되는 별도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비행기 마을의 파일럿들이 누리는 특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궁금해지는데요. 취미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벌 스캐그는 2003년에 카메론 에어파크로 이사왔습니다. 경비행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를 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과 낮은 가격에 매혹되어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는데요.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7년동안 기계 엔지니어 일을 했는데, 출근 방식이 매우 기상천외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비행기를 타고 출근한 스캐그는 교통 체증을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아주 많이 절약했다고 합니다. 

직장에 가기 위해 차로 운전하면 대개 2시간 반에서 3시간 가량을 길에서 보내야 하는데, 비행기를 타면 단 35분에서 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스캐그는 이제 은퇴해서 더이상 출퇴근할 일은 없지만, 비행기 마을에 사는 덕분에 시간 날 때마다 비행기를 진짜 취미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마을에서는 이런 비행기 출퇴근이 일상적인 일입니다. 공항이 아무리 가깝다 하더라도 상업용 비행기를 타게 되면 체크인 절차와 보안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이 마을에서 개인용 비행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옆 문으로 가서 비행기에 시동을 걸고 활주로로 가서 이륙하기만 하면 됩니다. 

마을에 5년간 살고 있는 주민 쿠리우책은 비행기 마을의 인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기 살고 싶으면 누군가가 죽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도 이 마을에 매물로 나온 집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곧장 달려와 당일에 바로 거래한 왕팬입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저택을 지었기 때문에 각각의 집들은 저마다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교외에서 같은 '활주로'를 공유하며 비행기를 사랑하는 취미를 나누는 이 마을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마을에는 실제 직업으로 파일럿을 했었던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한 파일럿이 있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항공사 파일럿을 한 사람도 있죠. 배경이야 어쨌든간에 이 마을에 와서 살게 되면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로 세월 가는 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 마을의 좋은 점은 비행기 주기장의 문만 열려있다하면 누구든지 들어와도 좋다는 신호로 언제든 파티가 열린다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코로나 이전에만 하더라도 1년에 행사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고 합니다. 할로윈 퍼레이드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까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이런 이벤트들은 삶의 활기와 온기를 더했습니다.

최근에 은퇴한 곡예비행사 줄리 클락은 미국 최초로 민간 항공사에 들어간 여성 파일럿인데요. 그녀는 1983년부터 줄곧 이 동네에 살았습니다. 이웃 주민들끼리 교류를 많이 하다보니 자기 스스로보다 오히려 이웃이 자기를 더 잘 알 정도라고 합니다.

이 마을에는 비행기를 가진 사람이 50퍼센트, 자동차 애호가가 50퍼센트일 정도인데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넓은 주차장이 필요한데, 비행기 주기를 위해 특별히 공간을 만들다보니 자동차를 여러 대 가지고 있는 사람도 공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 운전을 하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심심할 때마다 마실 나가듯 비행기를 타고 바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마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행기 마을만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취미가 개인용 비행기 타기라는 이 마을 사람들, 비행기를 격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을 동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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